Story 6.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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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않은 Bazaar
오늘은 일찍 일어나 이란의 작은 카파도키아라는 Kandovan (칸도완. 이란에서 v는 w처럼 발음)에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늦잠을 잤다. 눈떠보니 이미 9시였고, 대부분의 시골마을들은 대중교통편이 거의 없다시피해 아침 일~찍이 아니면 가는 것 (혹은 오는 차편을 구하는게)은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택시를 타면 간단한 일이나 내 사전에 택시이용이란, 정 택시 밖에 방법이 없거나, 혹은 더이상 걸을 수 없다 싶을때 쓰는 마지막 수단 쯤이다. 10시까지 꼼지락거리다가 체크아웃하고 프론트에 짐을 맡겼다. 달리 맡아둔다기보다는 그냥 놔둔다는게 맞는듯. 내 배낭은 그저 먼지 가득한 구석탱이에 쳐박혔다. 그 유명(?)하다는 바자르 안을 어슬렁거렸다. 이란에서 몇손가락 안에 드는 바자르라는데 대체 뭐가 특별한 건지 모르겠다. 그냥 남대문 시장 같은데. 하지만 다른 바자르는 들어와서 보고 가라고 흐미들 귀찮게 구는데, 이곳에선 단 한명도 가는 길을 방해하지 않아서 딱 고것만 좋았다. 페르시아어를 알지 않고서는 길을 잃기 딱 좋은 곳이라 (방향표시가 되어 있으나 파르시) 길을 잃고 한시간 반 여를 떠돌았다. |
심카드를 구입하러 돌아다니다 잠깐 도움을 받은 아저씨가 꼭 가보라던 Tourist Office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아마도 한국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단다. 그것까진 기대하지 않았지만 지도나 하나 얻어볼까 하며 들렀는데, 들어가자마자 차 대접 받고, 또 예상치 않은 많은 정보를 얻었다. 그곳의 방명록의 한국인들도 하나같이 그렇게 써놓았지만, 나세르 칸 씨는 정말 friendly 하고도 helpful한 사람이었다. 버스 예약이나 환전도 수수료 없이 가능했다. 현재 은행환율이 1유로에 14000리알대라 15000리알에 환전한 국경에서 조금 더 환전했어야 하나 하고 후회하고 있었는데, 이곳에선 무려 19000리알을 쳐줬다. 그래서 여기서 3주치 여행비용을 냉콤 환전했다. (요즘 이란정세가 말이 아니니만큼 환율은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내리고 있었다.)
Rasht로 갈지 Tehran으로 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칸씨의 조언에 따라 Rasht로 가기로 했다. 티켓은 여자 혼자라면 자리가 없어서 못 탈 일은 없을거라고 해서 터미널로 직접 가서 사기로 했다. 버스시간인 밤 10시까지 딱히 할일이 없어, '그나마' 타브리즈의 볼거리라는 곳을 몇군데 들러보기로 했다. 그래서 간 곳은 블루 모스크. 배가 고팠기 때문에 모스크에 들어가기 전, 근처에 있는 깔끔한 카페에 브런치를 먹으러 들어가서 치킨 샌드위치와 콜라를 시켰다. 서빙하는 청년도 흘끔흘끔, 키친에서 요리하던 청년들도 나와서 한번씩 보고 들어가고. 자기네들끼리 수군거리다가 어디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어디선가 태극기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놓아준다. (!!) 그리고 손님들이 올때마다 "얘는 한국에서 왔대" 하고 쓸데없는 소개를 시켜주고;; 그리고 이란에서 완전 열풍이었다는 그 주몽 얘기. 직원 하나는 LG로고와 송일국 사진이 떡하니 박힌 컵하나릉 들고
와 보여주며 자랑을 한다. 하하;;
크기도 맛도 만족~ 가격은 치킨의 경우 2500~3000토만 선.
블루모스크 &
아제르바이젠 박물관
대충 보고 나가려는데 또 손짓해 부른다. 박물관으로 렛츠고 하잔다. 블루 모스크 바로 옆에 붙어있는 아제르바이젠 박물관 얘기다. 계획엔 없었지만 아까 입장료를 내줬기 때문에 난 이미 이들의 노예(?). 그렇게 그들은 박물관 입장료까지 내주었다. 매표소에서 잠깐의 다툼(?)이 있었다. 잘은 몰라도 '현지인 가격'과 '외국인 가격' 때문에 뭔가 의견충돌이 있는 듯 싶었다. 어쨌든 매표원은 돈을 더 내라고 요구했으므로 돈을 꺼내들었는데, 얘들이 됐다고 그냥 따라 들어오라며 막무가내로 안으로 델꼬 들어갔다. 거 돈 백원 가지고 왜들 그랴;; 애들이 영어가 거의 안되서 거의 단어 나열로 대화를 나눴는데 디자인 공부하는 19살 학생이란다. 그러고보니 아까 처음 봤을때 뭔가 스케치를 하고 있었지. 박물관 규모도 참으로 코딱지만하여 한 10분 정도 여유있게 돌아보니 끝이었다. 그렇게 박물관을 나와 쿨하게 메일주소를 교환하고 헤어졌다. Mariam과 그의 남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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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n &
그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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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무실 문닫을때까지 차마시고 죽치다가, 수박은 너무 무거워 들고 갈 수가 없으므로 칸씨에게 선물로 드리고, 칸씨가 알려준 시내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여자와 남자가 엄격히 분리된다는 그 이란의 버스다. 도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남자는 앞문으로, 여자는 뒷문으로 타며 중앙에는 넘어오지 못하게 바가 설치되어 있다. 뒷자리에 앉아 있으니 매표원이 돌아다니면서 차비를 받았다. (매표원이 있는 버스는 Tabriz 뿐이었다) 코리아라고 하니 실실 웃으며 (나쁜 의미 아님) 자꾸 힐끗거리다가 내리는 곳에서 앞에 가는 남자를 따라가라고 친절하게 얘기해줬다.
저녁을 때워야할 참인데... 선택의 폭이 너무 좁다. 아니, 없다. Only 패스트푸드 뿐. 이틀만에 이미 질려버린 패스트푸드라 그냥 마트에서 큰 빵 두개를 사서 버스 쪽으로 갔다. 기사에게 가서 표가 없다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티켓을 끊어주긴 했는데... 무려 15000토만!! 가장 좋은 버스라고 알려진 스카니아 버스이긴 해도, 가이드북 가격보다 거의 네배나 비싸다. (실제로 그 사이 물가가 세배정도 뛰긴 했지만) 진즉 티켓을 사놓을걸 그랬나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그렇게 실제 요금은 미궁에 빠진
채, 그리고 이란인들의 친절에 받은 감동에 휩싸인채 나는 라쉬트로 간다.
Tabriz - Rasht 스카니아 버스 1500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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