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 저주받은 그리스 기차
그리고 저주옮은 내 일정
게으른 그리스 망했다. 오늘 일정은 호스텔 리셉션 때문에 완전히 망해버렸다. 어젯밤에 계획한대로 7시 반에 숙소를 나서기 위해 나는, 늦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여섯시 반에 일어나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리셉션이 8시에 연다는 것은 내 계획에는 없었던 것이므로. 디파짓 10유로를 받아야만 했기에 그냥 가지도 못하고 계속 닫힌 리셉션 문앞을 서성거렸다. 오죽하면 화재경보를 울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을까. 직원은 정확히 7시 58분에 나타났고, 나는 디파짓을 받아들고 8시 6분에 버스 터미널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잡아탔다. 버스 터미널이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예상 밖이었다. 그렇게 8시 35분경 터미널에 도착한 나는 8시 반에 출발하는 칼람바카행 버스를 그대로 놓쳐버렸고, 그 다음 버스는 12시였다. 그리스는 남부로 갈수록 시골이라던 말... 과는 달리 그리스 전체 교통이 그닥 좋지가 않았다. 여행자도 많고 이동인원도 많은데 왜이리 띄엄띄엄 있는거야... 여튼 잠시 멘붕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눈동자와 머리만 굴리고 앉아 있었다. 가장 짜증(?)나는 점은 나는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아침도 포기하고 나왔다는 사실이었다. 다시 돌아가서 먹고 오고 싶은 마음까지 들 정도였으니 (.....) 1. 미리 예매한 칼람바카-아테네 기차표와 메테오라 수도원을 포기하고 그냥 버스를 타고 아테네로 갈 것인가. 2. 12시 버스를 타고 칼람바카로 갈 것인가. 하지만 도착시간이 3시라면 너무 늦다. 3. 테살로니키에 조금 더 있다가 야간버스를 탄다. 몇가지 가능성을 놓고 30분을 고민을 하는데 문득!!! 열시반쯤에 기차가 있다는걸 본 기억이 떠올랐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터미널을 뛰쳐나가 시내로 나가는 '아무'버스나 잡아탔다. 나는 왜 생각없이 '아무' 버스나 탔을까 (...) 그 결과 난 또 목적지를 한참 지나쳐 내려서 30분을 더 걸어 10시경 기차역에 겨우 도착했다. 학생할인을 받아 잽싸게 티켓을 끊고는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서 제 시간에 탑승했다. 1시 22분에 도착해도 메테오라 행 마지막 버스는 이미 끊긴 이후겠지만 (돈이 매우 아깝지만) 택시로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안심은 아무때나 하는게 아니었어.. 인생사는 새옹지마.. 아니 설상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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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기차..
다신 안타!!
아침 삽질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만 됐더라는 나는 나름 성공적인 하루라고 생각했을 터였다. Palaeofarsalos 라는 허허벌판의 시골역 - 그에 비해 시설은 과도하게 좋은 - 에 도착한 것 까지는 좋은데, 5분안에 환승해야 할 기차가 도무지 오질 않는 것이었다. 그리스인들은 인내심이 강한건지 아니면 여유가 있는건지 누구 하나 당황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서있었고, 나와 테살로니키에서 같이 타고온 할아버지 한분만이 큰소리를 내며 직원과 숄라숄라 하다가 나를 쿡 찌르며 손가락 하나는 들어올리며 (중지는 아님) 뭐라뭐라 했지만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20분쯤 지나자 안내방송이 '친절하게도' 그리스어로만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여전히 요지부동. 30분이 지나자 내가 못참고 반대편의 역사로 건너갔다. 건너편 Bar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던 아까 그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다가오시더니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Problem, one hour!" 하신다. 아.. 아까 말씀하신게 한시간 늦게 온다는 거였어;; 확인차 다시 티켓창구에 가서 물어보지만 영어를 못하는 할부지 직원이 애써 몇단어를 늘어놓으신다. "Problem. 20 Minutes, or later." (....) 차라리 버스를 탈 것을. 아니, 아테네로 갈 것을. 아니, 아침이나 먹고 나올 걸 ㅠㅠㅠㅠㅠㅠㅠ (먹을 것에 집착중) 하루를 이동, 그것도 씨잘데기 없는 이동으로 날리다니. 그렇게 한시간 늦게온 기차를 타고 약 세시쯤 칼람바카에 도착했다.
테살로니키 시내버스 €0.90+1 기차 Thessaloniki-Kalambaka €15.80 (학생할인) Kalambaka-Athens €10.50 (학생할인+웹할인) 치킨바게트+콜라 4.75, 수블리카+스프라이트+빵 11, 물 0.50 Zorbas Hotel 4인 여자 도미토리 2박 €18 = €62.45 / 총 160.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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