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4.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지 말자
2014년 4월 3일 목요일
심야 콘서트
간밤에 내가 묵는 4인 도미토리에서 조촐한 콘서트, 아니 도미토리 공연이 펼쳐졌다. 나 외에 셋은 산토리니로 갈 예정이었으나 배가 뜨지 않아 며칠째 숙소에 갇혀(?)있는 중이었다. 드디어 내일은 갈 수 있다는 연락을 받은 듯 했고, 그래서 조촐하게나마 축하 및 작별파티를 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캐나다에서 왔다는 백발 할머니는 조그마한 여행용 기타를 들고 여행중이라 했고,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자작곡을 연주해주었다. (물론..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선율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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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걷는다
오늘 체크아웃 한다던 동남아...가 아닌 홍콩애는 알람을 몇번이나 끄고 다시 맞추고 다시 자기를 반복하면서 또 10시가 넘도록 일어나질 않아서 계속 기다리며 버티다가 결국 방 불을 켜버렸다. 위치상의 문제인지 우리 방은 계속 어두웠기 때문이다 특별 배려... 읭.
어젯밤 잠들기 직전까지, 이제 사서 고생은 그만하고 오늘은 무조건 원데이 교통권을 끊겠다고 다짐 또 다짐했건만 뚜벅이 내 인생, 어젯밤 짠 물집 자리에 밴드하나로 응급처치를 하고 또 걷기 시작한다. 이제 여러번 다녀서 눈 감고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산티그마 광장의 뒷편에 있는 국회의사당에 머시기 전사가 기념비를 보러 갔는데 (시위 때문에 돌아가야 했지만), 마침 운좋게 위병교대식이 시작되었다.
구경 후 바로 건너편의 Everest라는 가게에 브런치를 해결하러 갔다. 그리스 곳곳에 많은 지점을 두고 있는 유명한 프랜차이즈인데, 바게트에 재료를 직접 골라 세팅할 수도 있고 맛도 좋다고 했다. 어차피 말이 잘 통하지 않고 뭐가 뭔지도 잘 모르는 고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 중에 골랐고, 그것도 막 만들어서 나온 거였는데도 즉석에서 오븐에 돌려 치즈도 녹이고 따끈따끈하게 해주었다. 어렵사리 - 역시 언어의 장벽으로 - 시킨 100% 아라비카 머시기 커피도 참 맛있었다. 2층에 자리잡고 앉아있는데 옆 맥도날드 와이파이도 잡히고, 충전도 할 수 있고 해서 계속 그곳에 죽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빠릿빠릿하게 움직여보기로 했다. |
고대 아고라
고대 아고라 (...) 그냥 덥고 힘들다. 헤파이토스 신전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표지판이 서있어서 '아, 여기 뭔가 있었던 모양이구나 할뿐, 그것마저 없다면 그냥 풀밭에 돌무더기. 끝! 어제도 지나쳤던 Roman agora & Tower는 공짜지만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담장 밖에서도 다 보임;;
근대 올림픽 1회가 열렸다는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아 걷고 걷고 또 걷다가 우연히 제우스 신전을 발견해서 또 입장. 공짜니까 우히힛. 유럽 학생이라고 이렇게 공짜 입장료 혜택 많이 주는 나라도 없다. 지진으로 부서져 15개 밖에 남지 않은 최고의 신 제우스 신전의 이야기가 안타깝다는 얘기도 많았는데, 직접 보니 내 보기에 그 자체로도 파르테논 신전보다 감동스럽던데... 그늘에 벌렁 누워 한 30분 자다 일어나서 또 다음 목적지로 출발!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 할배의 권유를 뿌리치고 또 경기장을 찾아 걷기 시작. |
사서도 하지마
그리스의 다른 유적지들처럼 밖에서 슬쩍 봐도 다 보이기 때문에 굳이 입장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지만 그동안 아낀 입장료 대신 돈 한번 써보기로 한다. 콜로세움 급의 감동은 없었지만 잠시... 잘 쉬다왔다;; 견학온 초딩들처럼 포디움에도 서보고 트랙도 한번 달려보고 싶었지만 혼자 간지라;;
가는 길에 발견한 트랙. 이게 스타디움인줄 알고 긴 한숨.
역대 올림픽 포스터 & 성화
서울올림픽!
1988년 Seoul
종아리에 알이 배기고 발이 퉁퉁 부어 아프지만 쓸데없는 고집으로 또 아테네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Lylavittos Hill로 간다. 물론 남들은 케이블카..라고 불리우는 푸니쿨라를 타고 간다지만 나는 걸어간다. 그래봐야 mountain이 아니라 Hill이잖아. 우하하!!!!!!!!!!!!!!! 산이었음 (...........................)
디지게 등산했는데 일몰 시간까지 한시간이나 남아 별 고민없이 전망대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음료값은 좀 비싼 편이었는데 식사는 아주 비싸지는 않아서 오늘 죙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파스타를 시켰다. 그런데 왠만한 양에는 꿈쩍도 않는 내 앞에 이 면발산은.... 대체 면을 몇인분을 삶은거야;; 결국 1/4 가량 남겨버렸다. 양 때문이라기보다는 까르보나라 특유의 느끼함 때문에. 망할 비둘기들이 그 높은데까지 올라와 식탁에 앉고 옆에서 걸어다녀서 소름끼치는 것만 빼면 분위기는... 하하. 연인들의 분위기. (..)
오늘 하루종일 거추장스럽기만 한 겉옷을 왜 들고 나왔을까 궁시렁거렸었는데, 해가 지자 급격히 추워져서 다행(?)이었다. 해야 빨리 져라... 하고 기도리고 또 기다리다가 드디어... 옆에서 그만 좀 쪽쪽거려!!! 대기중... 대기중... 계속 대기중..... 8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아...... 결국 완전히 깜깜해질때까지 기다리지는 못하고 하산했다. 휴... 오늘도 힘들다....
산행 시작
분명히 말하지만 푸니쿨라 있음. 7유로였던가...?
노아의 방주도 아니고.. 쌍쌍이 와야 되나 봄
파르테논 야경이 쥑인다더니...
무섭다... 가로등도 없는 길 하산중
브런치 Everest 베이컨 바게트 + 아이스라떼 €4.80
저녁 까르보나라 €11 + 스프라이트 €3.50
Olympic Stadium €1.50 (학생할인)
물 + 쥬스 €1.70 = €22.50 / 총 2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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