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3. 트라브존 시내 구경
(이라고 쓰고 삽질이라고 읽는다)
2011년 12월 19일 월요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10시 이전에 비자문제를 해결하고 10시에 출발하는, 이번 트라브존행의 두번째 목표였던 수멜라 수도원 투어를 다녀와서 시내를 둘러본 후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했어야 했지만.. 망했다. 하루 더 머물면서 내일 수멜라 투어를 다녀올지, 아님 그냥 떠날지를 두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떠나기로 했다. 여행의 목적이 원래 이란에 있는 만큼, 이란을 하루라도 더 둘러보자 싶었고, 터키는 언제든 다시 오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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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표 찾아
삼만리
결정을 하자마자 도우베야짓행 버스를 취급한다는 Turay라는 회사를 찾아 갔다. 정말 왠만한 구멍가게만한 크기라 왠만큼 주의깊게 보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버스가 없단다. 겨울이라서!!! 순간 멍~해졌다. 오늘 왜이리 되는 일이 없지. 정녕 하루 묵어가야 하는 것인가. 대형버스회사인 Ulusoy에 가서 물으니 Prenskale로 가보라하고, 그곳에선 또 Aydogan으로 가보란다. Turay에서 대행하는 회사가 Aydogan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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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a Sofia
한시간 정도 남았는데 어쩔까하다가 아야 소피아를 다녀오기로 했다. 물론 이스탄불에 있는 그 유명한 아야 소피아는 아니다. 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보고 돌무쉬를 탔는데, 사람들이 다 내렸는데도 나는 내리라는 말을 안해서 내심 불안했는데, 다행히 아야 소피아 입구에 떨궈주었다. 국제학생증 있으면 무료라는 정보를 들었는데, 매표소 입구에서 학생증을 꺼내 보여주니 고개를 젓는다. 입을 삐죽거리며 3TL을 내야했다. 게다가 내부도 매우 실망스러움.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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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를 상상한다면 큰 오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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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 대마왕
비자를 찾고 나서 곧바로 야경을 보러 보즈테페행 돌무쉬를 타러 갔다. 낮엔 빈차들이 무수히 서있었는데, 어두워지니 상황 역전. 차와 사람수가 완전히 바뀌었다. 길게 늘어선 줄 맨 뒤에 가서 섰다. 다행히 차가 금방금방 와서 줄은 금새 짧아져서 세대째에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난 내릴 곳을 놓치고 말았다. 여행책자 없이 흘려들은 정보로만 왔기 때문에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종점까지 갔던 것이다. 여긴 남양주 우리 아파트 단지 같은데 (!!)
2km 남짓 되는 짧은 거리라고 들어서 지름길(로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보기로 한다. 그리고...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빛이 사라지고 있었고, 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내려올때 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 가파르고 어두운 언덕길을 다시 올라왔다. 그리고 메이단으로 돌아가는 돌무쉬를 탔다. 내려오는 길에 내릴까 생각도 했는데 그냥 다 귀찮아졌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엎친데 덮친격으로 난 그 돌무쉬에 내 피같은 돈 10리라를 흘렸다. 내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뭔 종이쪼가리를 주워 같이 탔던 청년을 애타게 부르며 쫓아가더니만 그 게 내 돈이었을줄이야. 그렇다고 홀랑 받아가는 놈은 또 뭐야. ㅠ_ㅠ... |
그렇게 난 모든 의지를 상실하고 메이단 공원에 앉아 시간을 때우기 시작했다. 현재 저녁 7시. 도우베야짓으로 가는 버스는 11시니 저녁먹고 터미널에 가서 놀고 있어야겠다. 딱히 갈데도, 할일도 없고... 저녁은 맛있는 것 좀 먹고자 쉬쉬케밥용 꼬치가 쭈악~ 진열되어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 사진을 가리키며 "이거 주세요!!" 했는데... 딴거 가져왔다. -_-;; 게다가 이제 8시 밖에 안됐는데, 그리고 난 아직 먹고 있는데, 문닫을 준비를 하며 내 테이블을 비롯한 모든 테이블의 식기를 치우기에 눈치보여서 적당히 먹고 나왔다. 이럴꺼면 들어오라고 하질 말던가. 하나부터 열까지 되는 일이 없는 날이다.
돌무쉬 정류장.
행선지가 같은 차량끼리 몰려있으므로 그냥 물어볼 것
양고기 비린내;; 분명 소고기 시켰는데.... Prinskale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
8시부터 11시까지 말그대로 터미널에서 죽쳤다. 계속 앉아있으니 버스 컴퍼니 사람들이 오가며 "넌 어디가는데 여기 계속 있어? 티켓 있어?" 하기도 하고, 근처에 앉은 청년이 땅콩을 나눠주기도 하고... 그렇게 버스 출발 30분 전에 짐을 찾아서 대기. 11시가 되어 버스가 10분 정도 늦게되자 사무실 직원이 커피를 타서 돌렸다. 터키에선 화장실에 대한 안좋은 기억 (야간버스에서 방광 터져 죽을뻔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되도록 자제하고 싶었지만, 자판기맛인데 왜이리 맛있냐 >_< 결국 버스는 11시 40분이 되어서야 겨우 출발했다. 내일 날밝을때 이란의 타브리즈에 도착하는 목표 또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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