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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Diary /└ Turkey 2nd

[터키] 1. 여행 1일차 : Istanbul Sabiha Airport

Story 1. 터키에 가다


2011월 12월 18일 일요일

출발 직전. 맞은편에 Air Berlin이 보이지만 내가 탄건 터키 저가항공 Sun Express



출발
 공항엔 1시간 20분 전에 도착했다. 승객의 대부분은 터키인이었는데, 무슨 민족 대이동이라도 하는건지 짐을 한가득씩 채운 카트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기내에 메고갈 배낭 하나 달랑 있는 나의 수속은 순식간에 끝났다. 한참 늦어질줄 알았던 비행기는 예상 외로 제 시간에 출발했다.






 내 옆자리엔 국적을 알 수 없는 아저씨가 탔는데, 이내 심심한지 말을 걸어왔다. 터키를 거쳐 이란으로 간다고 하니, 위험하지 않냐며 자기는 혼자는 못갈것 같다며 과장된 표정을 지어보인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눠봤는데 참 유머러스한 아저씨다.

 


목 메이는 간식
  저가항공이라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래도 국제선이라 그런지 간식박스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박스 안에는 냉동실에서 꺼내 갓 해동한듯한, 치즈 두장 달랑 든 샌드위치와 작은 파이, 초코바와 조그마한 물이 전부였지만 뭐... 없는 것 보다야 낫다고 생각하고 꾸역꾸역(?) 먹었다. 곧이어 승무원들이 음료수 카트를 밀며 나타났는데, 유료였다 (!!) 난 수돗물 비린내 나는 물로 버텨보려다가 그냥 목매이는 샌드위치를 흡입해야만 했다.

 샌드위치를 급히 해치운 후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일기장을 빤히 들여다보던 아저씨가 한국어 글씨가 너무 매력적이라며 감탄 또 감탄을 하신다. 아 뿌듯해!! 계속 고개를 가로저으며 판타스틱을 외치고 있다가는 혹시 상형문자 아니나며, 자기가 배우려면 아마 20년은 걸릴 거라고 혀를 내두르기에 "그래도 독일어보단 훨씬 쉬울걸요" 하니 절대 그럴리가 없다며 또 과장된 표정. 약간 미스터빈 닮았는데 표정변화가 너무 웃기다. 풉.
몇번째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노숙
 
 그러고 저러는 사이 비오는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내일 아침 트라브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시내에 들어가기엔 시간과 숙박비 모두 아까워서 그냥 공항에서 13시간 동안 밤을 지새울 생각이었다. 일단 씨티은행 ATM을 찾아 터키 리라를 뽑았다. (Citibank ATM은 국제선 출국장으로 나와 바로 오른쪽, 국내선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ATM 몇대가 서있는 곳에 있다. 출금 후 잔액 확인도 가능) 예전에 터키에 1리라에 800원대일때 왔었는데 600원대로 환율이 확 떨어진 때에 오니 뭔가 돈 번 기분이다. (라는 것은 이때만의 생각이었으니)

 먹이를 찾아... 아니, 노숙할 장소를 찾아 다시 입국장 쪽으로 올라가서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여행 역사상 몇번째 노숙인지는 이미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이곳 사비하 공항에서는 2006년 이후 두번째다. 그때는 카페 한두개 정도 있는 휑한 공항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shop들도 많이 생기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그 동안에 터키 내에 네다섯개의 자국 저가항공사가 생겨났고, 또 하루에도 수십편씩 운행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도 많아진 것이다. 그로인한 단점이 있다면 방송을 너무 해대니 노숙하기엔 너무 시끄럽다는 거.

 어쨌든 나름 노숙명당 (조건 1. 의자가 두개 이상 팔걸이 없이 붙어있을 것 2. 콘센트 바로 옆 3. 화장실이 가까울 것)을 찾아 냉큼 자리를 잡았다. 샌드위치를 먹은 이후부터 지끈거리던 두통과 메슥거림이 점점 심해져왔다. 아스피린 한알 얼른 삼키고는 이른 시각부터 (7시) 벌렁 누워 잠을 청했다. 한시간 쯤 자고 일어나니 쬐금은 개운해졌지만, 이번엔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딱히 먹을건 없고 공항 끄트머리에 파파이스와 버거킹이 있어 기웃거려봤는데.. 뭐가 이리 비싸!! 파파이스는 최소 15TL, 버거킹은 더 비쌌다. 그래서 그냥 미련하게 뱅기에서 먹고 남은 파이로 버텨보기로 한다.

 그러는 사이 벌써 열두시. 사람들이 하나둘씩 침낭 등을 꺼내며 잘 준비를 시작했고, 난 따땃하기도 하고 귀찮아서 목베개만 꺼내서 코트를 덮고 자기로 했다. 그리고 간밤에 약간은 쌀쌀해서 진즉 침낭을 꺼내지 않은 것을 후회해야만 했다.
Story NO.2 Trabzon, Tur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