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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Diary /15' Osaka

[일본] 1. 오사카 가는 길


Story 2. 멀고도 먼 오사카 가는 길


2015년 2월 3일 화요일

부산도 멀다

  계산상으로 남양주에서 오사카까지 이동시간만 약 25시간이 걸린다. (...) 5시에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도농역으로 가는 길. 그 시간에 버스 탈 일이 없던 나로서는 가득찬 버스가 낯설기만 하다. 연령대와 차림새로 추측하건데 일찌기 일나가는 아저씨+할부지들인 것 같았다. 20분 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무거운 분위기의 버스를 내린 후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까지 1시간.

 갑자기 가게된 여행이고 또 워낙 소액만 사용예정이라 아무데서나 환전할 예정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는 서울역 환전센터를 찾았다. 7시에 문연다는 기업은행을 지나 지하 2층 우리은행으로 가니 이미 몇 사람이 대기중이었다. 낮이나 저녁 환전시 대기번호 200번쯤은 거뜬히 기다릴 각오를 해야한다는 무시무시한 곳인데, 6시 30분 이른 시각에 5분 정도 기다려 환전할 수 있었다. 코딱지만큼의 소액이지만 그래도 시중보다 13원이나 싸게 환전했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하다.

 언제부터인가 무궁화호에는 카트가 없어졌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사기가격으로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구입해서 기차에 올라탔다. 무쟈게 오랜만에 타는 국내열차라 미리 검색을 통해 명당자리 - 스맛폰의 노예가 된 요즘은 무조건 콘센트 옆 -를 예약해놨었는데.. 왜... 왜 7호차가 맨 앞인거지... 맨 앞자리는 사고시에... 중얼중얼.... 여튼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서울서 부산가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가 했더니 그것은 나의 착각. 부산까지 가는 동안 내 옆자리는 대여섯번 정도 바뀌었던 것 같다.

 12시 42분. 2분 늦게 부산역에 도착했고, 완전 꾸진 셔틀버스를 타고 부산항으로 이동했다. 현금가는 1000원. 카드는 1010원. 왜 카드가 더 비싼지에 대한 미스테리를 품은채....

팬스타호
그리고 만남
  예약한 여행박사 데스크에서 미팅을 갖고 미리 주문한 패스들을 확인한 후 스낵바에서 퀄리티 대비 비싼 김밥 흡입. 그래도 김치도 주고 오뎅 국물도 주고... ㅋ 1시 50분에는 체크인이 끝난 승선권을 받아들고 바로 탑승준비까지 시간이 빨리도 흐른다. 배정받은 방에 가보니 갱상도 가스나 셋이 엄청 유난스레 떠들고 있었다. 다인실로 배정받는 걸 알고 있었기에 20~30명 쓰는 큰방을 쓰게 될줄 알았는데 그나마 8인실이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넷이만 있어도 벌써 답답하던데..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셋이 배 구경을 한다고 몇번 들락날락 하더니, 영문도 모르게 짐들 다 싸들고 황그비 나가버렸다. 나는 방을 잘못 찾은 거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빈방을 찾아 즈들끼리 쓰려고 옮긴거였다. 덕분에 나도 혼자 쓰게 되어 어찌나 편했던지. 티비도 맘대로 틀어놓고 온도조절도~

 나는 그애들이 나가고 미리 구입한 멀미약을 복용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그대로 뻗어버렸다. 현해탄을 조심하라는 아빠의 당부를 마지막으로 전화도 끊겨버렸다. 뜬금없지만 이는 일제시대때 부산에서 시모노세키로 가던 페리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윤심덕'이라는, '사의 찬미'를 부른 가수를 의미한 거였는데, 괜시리 현해탄을 바라보면 싱숭생숭하니 바다에 홀리지 말고 방안에 콕 박혀있으라는 아부의 지시(?)였던 것이었다. 허허....

 그리고 6시 기상. 6시 반부터 저녁 제공이라 맞춰 내려갔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사실 이 날은 총 승선가능인원에 비해 탑승객이 많지 않은 날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빈방도 많이 있었던 것인데, 훨씬 많은 사람이 승선한다면 식당이 진짜 시장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난 요런 옵션은 잘 선택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 달리 먹을데도 없고 컵라면으로 때우고 싶은 생각도 없었을 뿐더러, 가격대비 괜찮다는 후기들을 믿고 추가한 거였는데, 가짓수가 뭐 엄청나게 많진 않았지만 맛도 그렇고 종류도 그렇고 왕복 28000원이니 한끼 7000원 꼴인데 꽤나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흡족해하며 먹고 있는데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던 청년 둘이 말을 걸어온다. 아무래도 19시간이나 되는 긴 여정이다보니 혼자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혼자 온 사람들끼리 만나게 된 것이다. 이들 또한 각자 와서 배에서 만난 사람들이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식사후 Bar로 이동해 (배에서 wifi가 되는 유일한 곳) 평소 하지도 않는 술 한잔 기울이며 11:30분 문을 닫을 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역시 여행의 매력이란 이런 예상찮은 인연이다.




집~서울역 버스+지하철 1500

편의점 샌드위치+사이다+껌 6800

무궁화호 서울-부산 28600

부산역-부산항 셔틀버스 1010

팬스타 페리 49000 (티몬 특가)

부산항 유류세+항구세 25200

부산항 스낵코너 김밥 2500

멀미약 (왕복) 8000

한큐 투어리스트 패스 6630 + 오사카 주유패스 2일권 28420

왕복 선내식 (저녁, 아침) 추가 28000

                                                                           = 총 185660원

                                                                             (집 떠나면서부터 쓴 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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