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 30만원으로 오사카 여행하기?
2015년 2월 2일 월요일
급작스런 결정
쇳불도 단김에?
한국에 온지 벌써 6개월이다. 처음 한달은 친구들 만나고 먹고 노느라 훌쩍 지나갔고, 그 다음 4개월은 알바, 그리고 지난 한달은 라틴어 집중코스로 정신없이 보냈다. 그 말인 즉슨... 여행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것!! 그 길로 나는 각종 할인 항공권 사이트와 소셜을 뒤져 149,000원 짜리 대만 타이중으로 가는 항공권을 찾아내고야 말았는데... (시간이 여유로워진 지금 상황에서 가장 걸리는건 금전적 여유이므로) 단 하루를 고민하는 사이 모두 매진. (한국엔 평일에도 여유있는 사람들이 참 많군요) 여튼 또다른 여정을 검색하다 찾아낸게 (혹은 가장 저렴한) 바로 오사카 행이었던 것이다. 물론 출발은 3일 뒤였다. 크루즈.. 배다. 무려 오사카까지 18시간. 물론 3, 4월 비행기표가 비슷한 가격대에, 혹은 더 저렴하게 나와있었지만, 당장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판에 그때까지 놀고(?)있으라는 보장이 어디있으랴. 지난 여름 대마도 여행 당시 배멀미에 시달려 페리
화장실에서 살다시피하던 신 모씨를 생각하면 끔찍하다가도, 배는 클수록 파도에 덜 민감하다는 사실과 팬스타호를 탔던 수많은 후기,
선내시설들을 살펴보니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배에서 2박, 오사카에서 2박, 총 4박 5일의 일정이다. 가는거다. GO GO!
출발 2일전, 일단 선편 예약만 했다. 예약 후에는 해피콜을 받아서 유류세와 부두세를 입금하면 예약이 확정되는 거다. 그 전에 가장 큰 고비가 남아있었다. 부모님 허락을 받는 거였다. 엄마한테 얘길 꺼내자 또 잔소리가 이어지며 아빠한테 물어보란다. 우리집 권력자는 엄마인데 꼭 이런일엔 아빠를 끌어들인다. 역시나 아빠는 걱정태산 한숨을 푹푹 쉬며 말만한 처자가 혼자 돌아다니면 어쩌냐는 둥 지난 십여년간 이곳저곳을 홀로 방황한 서...서른.... (후략)... 살 먹은 딸 걱정을 하신다. 왠지 먹히지 않을 것 같아 내 돈 내고 내 시간 내서 내가 다녀오겠다는데!! 라며 큰소리 작전을 펼쳐보지만, 아빠집에 사는 한 너는 내 컨트롤 안에 있으며, 네 맘대로 살 수 없으며.. 또 잔소리 어택을 받기를 한참, 허락이 떨어졌다. 물론 오사카 역사와 공자왈 맹자왈 온갖 설교와 역사설명을 한시간여 들은 후였다. |
일사천리
여행준비
그렇게 여행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일단 저렴한 숙소 중에서도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곳을 예약한다. 뭐 저렴하기로 CNN 방영까지 되었다는 다이아몬드 호텔의 8000원짜리 싱글룸 따위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잠은 아무데나 싼데서 주의라지만 그럼에도 아무데서나 자진 않는다구. 가장 중요한건 위치와 화장실 청결도. (그리고 아침식사?) 여러가지 고려해서 비슷한 가격대에서 그나마 평이 좋은 곳으로 예약했다. 4인 mixed dorm 이라는 얘길 듣고 아부지가 또 말만한 처녀 얘길 꺼내며 어찌 남자들과 한방을 쓰냐는 둥 또 잔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또 지난 여행중 무수히 믹스룸에 묵었음을 강조했지만, 창피하니 어디가서 그런말 하지 말라는 쿠사리만 들었다. 지난번 남동생이 오사카 갔을때 묵었던 시설이 괜찮은 캡슐호텔 같은데 가는게 어떻겠냐고 하기에 그런데는 만원이나 더 비싸다고! 하며 초그지 여행자의 마인드를 어필해본다. 또 한숨을 푹 쉬던 아부지, 방을 나가시더니 잠시 후 2만원을 들고 나타나셨다. "2만원 줄테니 캡슐에서 자라. 더 주고 싶어도 돈이 없다 ㅋ" 아이고 구여우신 우리 아부지. 하지만 죄송염 ㅠㅠ 난 저렴이에서 자고 그 돈으로 뭐 사먹겠어요;; 그리하여 하루만에 여행 준비 완료. 일정은 이러하다. (빡시다) 2.3 서울-부산, 부산항-오사카 2.4 10시 오사카 도착. 관광 2.5 교토 관광. (시간이 되면 고베 야경) 2.6 오전 오사카 관광 후 오사카-부산항 2.7 10시 부산항 도착. 하루만이라도 더 있었으면 좋았을테지만 월요일 출발은 비쌌고, 일요일은 교회가 ㅠㅠ.. 그리하여, 팬스타 드림호 49000원 + 부산 유류,부두세 25200 + 오사카 유류,부두세 ¥2820 왕복 선내식 (저녁, 아침) 추가 (가격대비 질이 좋다는 소문) 28000 오사카 주유패스 2일권 (입장료와 교통 모두 커버, 이래저래 따져보고 구매) 28420 교토 갈때 쓸 한큐패스 6630 서울역 - 부산역 무궁화호 28600 (13시 부산항 미팅 시간에 맞추려면 버스를 탈 수 없었음, 연착될 확률이 적은 기차로!) Hotel Chuo 2박 ¥3000 부산 노포동 - 남양주 시외버스 25700 선입금과 향후 꼭 쓰게될 금액만 엔화를 천원으로 계산했을때 (실제로는 950원선) 249750원. 30만원에 여행하기 계획에는 무려 (물론 내 기준이다) 5만원이나 남아있다!! 친구한테 얘기하니 그 돈으로 여행하는게 말이 되냐며 물주 있냔다 (...) 왜 말이 안되는지 도리어 이해가 안간다. 오사카. 물론 식도락 여행하는 곳이란다. ¥타코야끼 380, ¥킨류라멘이 600, 규동은 ¥390. 오사카에서 몇손가락 안에 든다는 맛집의 얘기. 좀더 비싼건 키지나 치바의 오코노미야끼가 ¥1500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므라이스집 ¥720. 다섯끼 먹었는데 삼만 오천원 쓰고 만오천원 남아. (머-엉) 물론 딱 저것들만 먹고 다니진 않겠지만, 계산 상으론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는 말이다. 라고 계획은 세워봤지만, 아무리 초그지 여행을 하는 나라도 아끼지 않는게 있었으니 그것은 입장료와 식비. 교토에서만 입장료가 10000~20000원 정도 예상하고 군것질 등을 '아주' 여유~~~ 있게 생각해서 OK. 40만원. 아냐... 35만....? 그 정도는 쓰.....쓰.....쓰..... 쓸 각오는 되어있지만 과연 맘처럼 될지. 두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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