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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Diary /┌ 13' Luxembourg

[룩셈부르크] 아아 여기는 룩셈부르크

Story 1 마지막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룩셈부르크


2013년 8월 29일 목요일

안개낀 튀빙엔의 새벽



머나먼 여정의 시작
  6시에 튀빙엔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3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1시쯤 잠들었는데, 알람 따윈 전혀 듣지도 못하고 악몽(?)으로 인해 머리를 도리질치다 눈을 번쩍 뜨고 시계를 보니 이미 4시반. 다행히 짐 다 싸놓고 잠들었던 터라 - 버뜨 여행책자를 놓고옴 - 재빨리 준비하고 안개낀 새벽 튀빙엔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간다. 옷가지들은 거의 싸질 않았는데 배낭이 왜 이리 무거운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는 이미 몇번이나 왔던 터지만 제대로 구경을 한적이 없어서 일부러 룩셈부르크 행 버스를 오후에 출발하는 편으로 예약해두고 '아마도' 마지막이 될 프랑크푸르트를 구경할 계획을 짰다. 그러나... 코인라커 따위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아둔한 스크루지 정신과 내 다리가 움직이는 한 걸어다겠다는 무모한 체력에 대한 맹신 때문에 프랑크푸르트 구경은 그야말로 물거품이 되었다. 사실 프랑크푸르트 하면 괴테이니 괴테 하우스를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주변에서 하두 볼거 하나 없다고 해서 접고 모 오라버니가 추천해준 동물원을 가보기로 했었다. 음... 걸어가기엔 - 것도 배낭을 짊어진채로 - 매우 먼 거리라는 걸 왜 말해주지 않았을까나. 그 유명한 - 뭘로 유명한지는 모르겠지만 - 자일거리를 따라 걷다가 들른 곳이라고는 유럽에선 흔치 않는 '무료 화장실'이다. Galeria라는 백화점 옆에 Myzeil 이라는 쇼핑몰이 있는데, 그곳의 화장실이 무료라는 소문(?)을 들은 터였고, 역시 소문대로 무료이며 향긋한 파인애플 향까지 났다. 그 화장실이.. 내 마지막 프랑크푸르트행의 종착지 (...) 척추가 쑤셔오고 발에도 이미 물집이 잡힌 것 같아 뢰머 광장을 잠깐 들르고, 마인 강변에 잠시 앉아 '그래.. 우리 시골 튀빙엔에 이런 분위기는 없지..' 하며 멍을 때리다가 중앙역으로 돌아와버렸다. 사실 세시간 밖에 못잤으므로 피곤했던 나는 벤치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다가 점심을 때우러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어디 먹으러 나가기도 귀찮았던 나는 마침 중앙역 푸드코트가 지난달부터 새단장을 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게다가 무료 wifi가 2시간) 그쪽으로 가보았다. 과연 완전 깔끔하게 달라져있었고, 나는 식사라기보다는 그저 간에 기별이나 줄 요량이었으므로 커리부어스트와 음료수를 시켰다. 하나.. 둘... 세... 눈으로도 셀 수 있을만큼 코딱지만큼의 부어스트를 보고 한번 헐~ 하고, 소세지 가격에 맞먹는 콜라 가격에 또 한번 헐~. 서울에 놀러온 시골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요.






몇개 이미 먹은 후지만 그래도 너무 단촐하다잉


7월부터 새단장 했다는 푸드코트


여기서부터는 지난 겨울 방문 때 찍은 사진









룩룩룩셈부르크

  오전에도 4시간 버스를 달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는데, 또 다시 4시간 반을 달려 룩셈부르크로 간다. 독일은 시외버스가 다니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버스터미널이라는 것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역 주변의 정류장을 죄다 확인하며 버스를 찾아 나섰다. 다행히(?)도 트리어를 지나는 룩셈부르크행 버스에는 그닥 사람이 많지 않아 편하게... 잘 수 있었다. Trier라는 독일의 도시는 알려진 원형극장 때문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음... 앞으로 안가봐도 될 것 같다. 버스는 그 원형극장의 바로 옆을 지나쳤는데, 콜로세움 급은 아니더라도 왠만한 규모를 상상했었던 나로서는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국경을 통과할때쯔음 '웰컴 룩셈부르크' 비스무리한 표지판을 본 것 외에는 티도 안나게 국경을 순식간에 넘어 룩셈부르크 땅에 들어섰다. 검문이 없으니 티는 안나지만 그래도 갑자기 독일어에서 프랑스어로 - 혹은 룩셈부르크어 - 바뀌어버린 간판들이 다른 나라에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중간에 사람들이 내렸다가 탔다가 했어도 마지막 룩셈부르크에 내린 사람은 달랑 셋 뿐이었다. 나는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의 멘탈로 잠시 방황하다가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 - 룩셈에서 거의 유일한 호스텔이기도 하다 - 로 가는 버스를 찾아내고는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냉큼 올라탔다. 내가 올라타자 기사는 시동을 끄고 버스에서 내리려는 시늉을 했다. "뭐에요? 안가요?" 하고 묻자 기사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본다. 한국어로 물어봤다. (...) 티켓을 달라고 하니 주는 걸 보니 잠시 쉬었다가 운행을 할 모냥이다. 불행히도 버스 안내표지가 고장이 나서 작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정류장 수를 세어놓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정류장 이름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치 퀴즈쇼에서 누가 부저를 빨리 누르나 하듯 stop 버튼 위에 손가락을 딱 올려놓고 있다가는 호스텔 간판을 발견하고 정류장을 막 지나칠 즈음 뙇! 누르자 멋지게 급정거 해주시는 기사님 (엄지 번쩍!) 덕분에 겨우 호스텔을 찾아갈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국어가 들리고, 또 동양애들이 바글바글 한걸 보면서 여기.. 유명 관광지인가..? 하며 고개를 갸웃해본다.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자 쉬고 있던 중국애가 말을 건다. 그 친구 영어가 심히 유창해서 피곤해서 정신없는 척 했다. (...) 영어, 불어, 독일어에 모두 능통하던 리셉션의 청년은 외출하긴 너무 늦지 않나..? 라는 나의 말에 (저녁 9시 15분 경) 정색을 하며, 룩셈부르크는 야경이 끝내주며 또한 치안이 좋기 때문에 딱 지금이 좋은 때라며 적극 추천을 한다. 저녁을 못먹었기 때문에 분위기 좋고 맛도 끝내준다고 재차 강조하는 Bar들이 몰려있는 거리를 찾아가보았다. 밤늦은 시간에도 남녀노소 상관없이 시끌시끌한 그 골목을 지나쳐서 (내가 개인적으로 시끄러운델 싫어해서) 광장쪽으로 가보니 아직도 영업중인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미 열시가 넘은터라 꾸욱~ 꾸욱 눌러 참기로 한다. 비상식량으로 가져온 컵라면을 첫날 꺼낼 수도 없고... 꼬로록 꼬로록.... 내일은 아침부터 빡시게 움직여 Vianden 성에 다녀올 예정이었는데, 이제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 쿨럭쿨럭.... 갈까.. 말까... 낼 아침에 일어나보고 결정해야겠다. 여행 중 라이브 블로깅은 처음이고 또 다 썼는데 날라가서 때리칠까 생각했지만.... 낭중에 미루지 않아도 되니 좋겠지. 내가 여행 전에 끝내야했던 과제를 끝내지 못해 과제거리와 넷북을 챙겨왔다는 사실은 말해도 믿지 않겠지... (....)

그닥 크지 않은 규모의 룩셈부르크 역.


나를 떨궈놓고 떠나는 버스






아마도 코끼리가 룩셈부르크의 상징쯤 되는 듯 곳곳에 눈에 띄었다






막 가격이 60유로, 70유로 이러던데.. 킬로당이겠지? 고르면 그 자리에서 요리해주는 식당이었는데... 꼴깍.








DeinBus Tübingen-Frankfurt €9

Meinfernbus Frankfurt-Luxembourg €15

룩셈 시내버스 (No. 9) €2

1.45, Currywurst mit Brot €2.70, 콜라 2.19+0.15                      = €32.49

Story NO.2 룩셈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