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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vel Diary (완결)/ │ Mallorca

[스페인] 유럽판 도원결의 3. Mallorca


유럽판 도원결의 Story 3


in 스페인 마요르카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Go, Mallorca!


 마요르카를 간다고 하니 사람들이 다들 부러워했다. 나는 "산과 바다 중에 어디가 좋아?" 라고 묻는다면 1초의 고민도 없이 산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고, 바닷가의 짠내, 온몸이 찝찝한 소금덩어리가 되는 그 기분조차 좋아하지 않았을 뿐더러, 해수욕? 태닝? 그런걸 왜 해? 갸우뚱. 어쨌든 혼자라면 가지 않았을 그런 마요르카였지만, 친구들과 함께라면 뭐 어디든지~ 라는 마음으로 출발.


 간밤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wii를 그만두고 짐을 미리 싸뒀기 때문에 그닥 바쁘지 않은 아침.. 일 거라는 생각은 오산. 분주하게 이리저리 움직였는데도 첫 트램을 놓치고 다음 트램을 타고 Midi역으로 가서 공항버스 타는 곳으로 갔다. 원래는 좀더 저렴한 방법으로 기차를 타고 샤를루아 남역으로 가서 거기서 버스를 타고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곰돌군이 고 몇푼아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런 짓을 하냐며, 돈 줄테니 편하게 공항버스 타고 가라고 (!) 했기 때문에 급히 변경된 플랜이었다.... 는 후문. 어쨌든 공항버스 한대는 이미 거의 자리가 다 차 있어서인지 우리를 태워주지 않았다. 그때 왠 남자가 다가오더니 (아마도 택시기사) 공항버스와 같은 요금으로 자기 차로 가자고 했다. 난 영 꺼림직했지만 최오리는 혹한 눈치였고, 고민하는 사이 남자는 또 다른 일본여행자 셋을 꼬시고 있었다. 여섯명이 되어 그냥 출발하려는 순간 그 일본인들이 안타겠다고 했고, 또 갑자기 버스기사가 우리셋을 타라고 했기 때문에 냉큼 공항버스에 올라탔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버스기사와 남자는 서로에게 큰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뭐라는지 알 수가 있나.


공항버스 왕좌(?)에 앉아서.



 새로운 길이 뚫려서라던가. 예상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해서 간단히 빵으로 요기한후 뱅기에 올랐다. (텔레포트 = 눈떠보니 마요르카) 미리 입수한 정보대로 Asenal (맞나?) 지역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 탔다. 벌써 두어달 전에 예약해둔 호스텔이 있는 지역으로, 저렴한 호스텔들이 몰려있는 곳이기도 했다. 버스에 내려 어렵지 않게 호스텔을 찾아 체크인을 했다. 욕실딸린 트리플룸 인당 11유로, 비치까지 걸어서 5분거리, 가격대비 썩 나쁘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꽤 괜찮은 숙소였다. 왜냐하면.. 뷔페식 아침이 띠용 +_+; 짐을 대충 풀고 다시 버스를 타고 팔마 시내 구경을 나갔다.


 사실 뭐 딱히 구경할만한 건 없는 도시이다. 궁극적인 목적은 점심 해결이었으며,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그냥 눈에 띄는 레스토랑 앞에 자리를 잡았다. 야외 테이블은...... 추웠다. 메뉴가 스페인어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몇가지를 주문했다. 와이파이가 된다는 것을 확인하자 동시에 스마트폰을 꺼내든 세 여인. 이것이 이 시대의 와이파이와 기계의 노예상... 뭐라는겨 킁. 어쨌든 주문한 음식들이 곧 나왔다. 내가 시킨 음식은 겉보기에만 그럴싸했을 뿐 먹는 내내 궁시렁거리게 만들었다. 치킨요리라기에 시켰는데, 치킨 필렛이랍시고 나온 포를 뜬 것 같은 얇디얇은 이 고기의 정체는... 노가리...? 게다가 같이 나온 야채들은 하나같이 내가 싫어하는 호박, 가지, 파프리카. 결코 배부르지 않는 식사였다는 것만 말해두지.




 밥을 먹고 곧 쇼핑에 나섰다. 딱히 살 건 없었지만 딱히 할일도 없었기에. 큰 마트에 가서 장을 잔뜩 보고는 다시 호스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중간에 버스를 잘못 내렸는데 (이 해변이 저 해변 같기에;), 다음 버스에 올라타니 요금을 다시 내야한다고 해서 완전 울컥했다. 뭐 이런 ㅂㅇㅁㅇ 시스템이 다 있담. 이날 우리는 저녁을 먹지 못했다. 어제 네 시간밖에 못잔 탓도 있고 모두들 피곤해서 잠깐 눈붙이고 일어나기로 했었는데, 내가 배고픔에 눈을 떴을땐 이미 열두시였다. 최오리가 분명 우리를 깨워댔다고 했지만 난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신데지는 피곤하니 그냥 자자고 했다는데 진실은 저너머에 묻힌채 다시 취침.




- 햄쪼가리든 크로아상 3.30, 점심 치킨을 가장한 노가리포+음료 10

- Brussels-Mallorca 라이언 에어 €44.99, 마욜카 공항버스 2.40, 시내버스 1.5x2

- 숙박 이틀치 Sol de Mallorca 22                                           

                                                                                  = € 85.69 / 누계 €134.59                        

Story NO.4 Pisa, Ita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