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1. 여행 첫째날 in Riga
Story 1.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시작은 언제나 개고생
19일밤, 나는 미리 예매해둔 기차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로 갔다. 이번에 출발하게 된 공항은 Frankfurt Hahn이라는 외곽에 있는, 주로 저가항공들이 허브공항으로 이용하는 곳으로, 실제로 프랑크푸르트에서 버스로 두시간 가까이 떨어져있는 곳이다. 공항까지 가는 비용이 발생했지만 그만큼 뱅기값이 저렴했기 때문에 감안하기로 한 것이다. 밤 열두시를 넘겨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도착한 나는 Hahn 공항으로 가는 첫차가 다니는 시간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자리물색을 했다. 공항노숙이라면 이미 도가 텄기 때문에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냉콤 누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셔틀버스 시간이 새벽 3시 15분이었기 때문에 잠을 자기는 어중간한 시간이어서 - 혹여 못 일어날까봐 - 버티다가 여유있게 자리를 떴다. 버뜨, 나는 버스정류장을 찾아 그 큰 공항을 두번이나 걸어서 가로지르고서야 다시 한번 홈피를 확인했다.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2 터미널로 가시오" (...) 그래. 역시 여행의 시작은 삽질이 제맛이야. 시간이 15분 밖에 남지 않아서 맘을 졸이며 스카이라이너를 탔지만 5분전에 정류장 앞에 뙇! 당도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두둥...!!! 신은 왜 저에게 편안한 여행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ㅠㅠ 비는 세차게 내리고 바람은 미친듯이 불어대는 추운 새벽. 내리는 비를 다 맞으며 기다려보지만 버스는 30분이 지나도록 오질 않았다. 나는 얇은 자켓 하나에 의지해가며 연발 Scheiße를 중얼거리는 어느 아주머니 옆에 서서 역시 젠장을 연발하고 있었다. 기다리던 6명중 네명은 뱅기시간이 촉박해 택시를 쉐어해 떠났고 - 아마 뱅기삯보다 훨씬 비쌀 것이다 - 나와 남은 아주머니 한분은 차라리 15분 남은 다음차를 기대하는게 낫겠다며 '완전 히터 빵빵하고 따수운'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정확히 네시에 다음차가 왔다. 정류장에 지붕이 없는고로 계속 비를 맞은 채로 대기 시켜 온몸이 덜덜 떨리는 가운데 "아저씨, 대체 첫차는 어떻게 된거에요?" 하고 따져묻자, 자리가 다 차서 들르지 않고 그냥 떠났다고 한다. 이런... 그렇게 기절했다가 깨어보니 어느새 Hahn 공항에 도착. 비는 더욱더 미친듯이 쏟아붓고 있어서 잠깐 사이에 쫄딱 젖어버린채로 공항으로 들어가니, 그 작은 공항이 완전 바글바글. 얼른 비자체크를 하고 30분을 줄을 선 검색대에서 겨우 내 차례가 왔는데 읭. "이쪽 게이트가 아닙니다" (.....) 코딱지만한 공항을 나눠놨어... 다른 쪽으로 가보니 그 줄은 방금 30분 기다린 줄보다 더 길다 -_-.. 여튼 그 고비를 넘어 안쪽으로 들어가면 '라이언에어 고객을 위한 육상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중후한 영국노신사마저도 뛰게 만든다는 그 악마의(?) 레이스. 라이언 에어는 지정좌석이 없기 때문에 자리를 맡기 위해 분노의 질주를.. 사실 나처럼 일행이 없는 경우는 슬렁슬렁 가서 남은 자리에 앉아도 상관이 없지만, 내 경우엔 자리경쟁보다 더 치열한 것은 사실상 짐칸 경쟁이다. 뱅기에서 내려서 패스포트 컨트롤의 그 무지막지한 줄의 끝에 서고 싶지 않다면 내릴때 신속하게 행동해야 되기 때문인데, 저가항공의 경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짐값을 줄이려 기내에 가지고 타는 만큼 빨리 행동하지 않으면 가방과의 생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세번째로 '또' 줄을 서서 보딩을 끝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또 줄.줄.줄!! 뱅기는 한참이나 떨어져 있어서 또다시 비를 맞으며 질주를 해야했고, 내가 슬렁슬렁 뛰는 동안 몇명이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내 옆을 쌔앵~ 하니 앞질러 뛰어갔다. 앞쪽문만 열려있어 길게 늘어선 줄 끝에서 비 &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갑자기 사람들이 뒷문으로 뛰기 시작했다. 나도 냉큼 뛰어서 뒷문에 골인해 여유있게 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핫핫!! 그리고 또 기절........ |
Riga 입니다
왜 갑자기 발트 3국으로 오고 싶어졌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Riga는 의외로 Party로 유명한 도시랬다. 딱히 시끄러운 것을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반갑지 않은 여행지인지도. 그래서 Riga에서의 일정은 오늘 딱 하루 뿐이다. 눈을 뜨니 태양이 눈이 부시도록 쨍~하고 비추고 있었다. 잠시 기절한 동안 계절이 다른 나라로 텔레포트한 느낌? 일단 수속을 마치고 나와서 환전소를 기웃거려보니 환율이 너~무 안좋아서 직불카드로 쓸 현금을 인출했다. 뽑고보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였다는 ㅠㅠ... 심하게 바글바글해서 앉을 자리도 없는 시내버스를 타고는 전광판만 눈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계속 알 수 없는 - 라트비아어겠지 - 언어만 나오다가 드디어 Stockmann Shopping Center라는 눈에 익은 - 게다가 영어 - 글자가 뜰때 내렸다. 버스 안에서 한 여자애가 사람들에게 내가 예약한 호스텔의 위치를 묻고 있었는데, 내리자마자 나와는 반대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볼 수 없었다. (...) 나는 내 소신에 따라 길을 손쉽게 찾아 호스텔에 도착했다. 처음엔 건물이 너무 오래된 목조건물이라 초콤 실망할뻔 했는데 내부 시설은 괜찮았고 비수기 요금 €5.60 유로에 다 아침까지 포함인데 뭘 바라겠느냐마는.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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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 밥집 Central Hostel Riga - 6인 도미토리 €5.60 (아침 포함이나 걍 빵 버터 커피 요 정도) - 방 몇개 없는 조용하고 아담한 분위기 - 시트, 타올 제공 - 건물은 낡았지만 방, 화장실 등은 깔끔했음. (아~주는 아닐지라도) Province - 홈피 www.provincija.lv - 그닥 크지 않은 규모의 조용한 레스토랑 - 맛은 보통이나 양이 많지 않음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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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시내 버스 (22번) 0.70
Central Hostel 3.40
Province 저녁 9.10 (홈메이드 돼지요리+감자+콜라)
Rimi (마켓) 1.12 = 14.32 Lats (약 20.46 유로)
